2024 한국 인바운드 및 아웃바운드 관광 실적 분석
홍석원(야놀자리서치 수석연구원, [email protected]), 서대철(야놀자리서치 선임연구원, [email protected])
2024년 외래 관광객 수 급증, 관광수입은 제자리 걸음
·2024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6,369,629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역대 최다 관광객을 유치했던 2019년 대비 93.5% 수준까지 회복된 수치이다. 이러한 성과는 2023년 대비 무려 48.4% 증가한 결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국의 인바운드 관광 수요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지역별 회복세를 살펴보면, 아시아 지역에서 방한한 관광객은 약 1,286만 명으로 전체의 78.6%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9년 대비 회복률은 89.7%에 그쳐 아시아 시장으로부터의 관광객은 완전한 회복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 반면,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방한 관광객 수가 각각 2019년 대비 27.8%, 4.2%, 17.4%, 32.9% 초과하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중동 지역의 경우 관광객 수가 2019년 대비 1.5% 감소하며 회복세에서 소폭 부진을 나타냈다.
·외래 관광객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수입은 164.5억 달러에 머물러 2019년 대비 80% 수준에 그쳤다. 이는 2023년 대비 9.2% 증가한 수치에 불과해, 관광수입 회복 속도가 관광객 증가세에 비해 다소 더딘 모습을 보였다. 관광수입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면세점 매출 감소가 지목된다. 2019년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액은
178.4억 달러에 달했으나, 2023년에는 84.7억 달러로 반토막이 났고, 2024년에는 81.6억 달러로 더욱 감소했다.
·크루즈 여행객 증가 또한 관광수입 회복 둔화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크루즈 여행객 수는 2019년 17.1만명에서 2023년 20.2만명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2024년에는 무려 73.1만명으로 급증하여 전체 외래 관광객 내 비중이 크게 확대되었다. 그러나 크루즈 관광객은 국내 체류 기간이 짧고 소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경향이 있어, 방문객 수 증가에는 기여했지만 관광수입 확대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지출 규모가 큰 사업 목적의 방한 비율이 2024년에 감소한 것도 관광수입 회복 속도를 저하시킨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1월부터 9월까지의 통계를 살펴보면, 사업 목적의 방한 비율은 2019년 17.9%에서 2023년 18.6%로 증가했으나, 2024년에는 14.7%로 하락했다. 이는 고액 지출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 여행객 수요가 줄어들면서 관광수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2024년 내국인 해외여행 급증, 관광수지 적자 대폭 확대
·2024년 한국인의 해외여행객 수는 28,686,435명에 달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2019년의 99.9% 수준에 도달하며 코로나 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이는 2023년 대비 26.3% 증가한 수치로, 해외여행 수요가 강하게 반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과 같이 국적별 인바운드 통계를 공개하지 않는 국가를 제외하고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국인의 해외여행 행태에서는 국가별로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일본 여행 수요는 2023년 이미 2019년 대비 24.6% 증가한 695.8만 명을 기록했으며, 2024년에는 881.8만 명으로 더욱 급증해 한국인의 주요 해외 여행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여행 수요는 2023년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2024년에는 각각 456.9만 명과 43.6만 명을 기록하며 2019년 대비 6.5%, 12.2%씩 증가했다. 태국 여행 수요 또한 2019년 수준의 98.8%를 회복하며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싱가포르, 홍콩, 마카오에 대한 여행 수요는 각각 2019년 대비 7.9%, 20.2%, 33.8% 감소해 상대적으로 더딘 회복 양상을 나타냈다. 미국과 스페인 등 장거리 여행지에 대한 수요 역시 여전히 2019년 수준을 밑돌았으나, 호주는 2024년 11월 기준으로 이미 2019년 대비 19.8% 초과하며 예외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24년 해외여행 지출액은 264.9억 달러로, 2019년 대비 90.5% 수준까지 회복되었으며 2023년 대비 6.1%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광수입과 관광지출의 회복 속도를 비교한 결과, 2023년부터 관광수입 회복률이 관광지출 회복률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관광수지 적자가 확대되는 추세가 뚜렷해졌다. 2019년 대비 관광지출 회복률은 2023년과 2024 년에 각각 84.6%, 90.5%를 기록한 반면, 관광수입 회복률은 72.6%, 79.3%에 그쳐 양자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그 결과, 2019년 -85.2억 달러였던 관광수지는 2023년 -96.9억 달러로 악화되었으며, 2024년에는 -100.4억 달러로 적자 규모가 더욱 확대되며 관광수지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
글로벌 시장은 한국 대비 더욱 가파른 성장세
·우리나라의 관광 실적을 글로벌 관광 수요와 비교하여 객관적으로 검토해 보기로 하자. 한국의 인바운드 수요와는 달리, 글로벌 여행 수요와 관광수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여행 수요는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으며, 2019년에는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급격히 감소했으나, 2022년부터 강력한 반등세를 보이며 빠르게 회복했다. 2024년에는 여행객 수가 14억 5천만 명에 달해, 2019년 수준의 98.7%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나 전 세계 여행 시장의 회복력을 입증했다.
·관광수입 회복 속도는 더욱 눈에 띄었다. 2023년에 이미 2019년 수준을 초과했으며, 2024년에는 약 1조 6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9년 대비 4% 이상 증가한 수치로, 글로벌 여행 수요의 회복뿐만 아니라 관광 소비의 지속적인 확대를 보여준다.
·다만, 지역별 회복 속도에는 차이가 있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어, 관광객 수가 2019년 대비 87.1% 수준에 그쳤다. 반면, 중동 지역은 2019년 대비 32.4%, 아프리카 지역은 6.9% 증가하며 팬데믹 이전보다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유럽 지역은 2019년 대비 0.7% 증가하며 안정적인 회복세를 이어갔고, 아메리카 지역은 2019년 수준의 97.4%까지 회복해 거의 정상화 단계에 접어 들었다.
·이처럼 글로벌 관광시장은 전반적으로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관광 실적은 글로벌 흐름에 비해 다소 뒤처진 양상을 나타내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 관광, 중국 의존 줄이고 다변화로 활로 모색 필요
·마지막으로, 글로벌 관광 수요의 가파른 상승에 비해 한국과 아시아 지역의 여행 수요 회복이 더딘 이유를 분석해 보기로 하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시아 여행 수요 회복이 다른 지역에 비해 더딘 주된 원인 중 하나로는 중국인의 해외여행 감소가 지목된다. 한국, 일본, 대만을 비롯해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등 주요 동남아 국가들의 중국인 방문객 수는 2019년 대비 2024년에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4,604만 명에 달했던 중국인 방문객 수는 2024년 2,583만 명으로 약 36.4% 감소하며 아시아 인바운드 관광 수요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다.
·국가별 회복률을 살펴보면 이러한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싱가포르는 2019년 대비 85%의 회복률을 기록하며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였고, 일본(72.8%), 한국(76.4%), 베트남(75.1%)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회복을 이루었다. 반면, 태국은 60.4%의 다소 낮은 회복률을 나타냈으며, 필리핀(18.3%)과 대만(13.9%)은 특히 회복이 더딘 모습을 보여 지역 간 격차가 확대되었다.
·중국인의 해외여행 감소의 배경에는 경기 둔화와 대외 경제 환경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장기화된 부동산 시장 침체와 이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이 중국 내 소비 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면서 해외여행 지출 여력을 제한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더해 미국과 EU 등 주요 서방 국가들의 대중국 관세 인상은 중국의 수출 의존 경제에 충격을 주었고, 이는 경제 불확실성을 증대시켰다. 실제로, 중국 소비자신뢰지수는 2022년 급락 이후 회복되지 못하고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중국 내 소비 심리 위축이 장기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중국인의 해외여행 감소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에게 인바운드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적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의 인바운드 관광객 중 중국인의 비중은 약 30%에 달하며, 이러한 중국 의존적 구조를 보다 안정적인 다변화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2024년 중국인 방문객 수가 2019년 대비 27.2%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국가에서의 방문객 증가로 전체 방문객 수는 오히려 확대되었다.
· 한국 또한 중국 이외의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인바운드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한다면, 역대 최다 관광객을 유치했던 2019년의 실적을 넘어설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관광 트렌드에 맞춘 맞춤형 마케팅 전략과 다각화된 관광 상품 개발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