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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 대한민국 관광산업 디지털전환과 글로벌화 전략

대한민국 관광산업 디지털전환과 글로벌화 전략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 & 미국 퍼듀대학교 교수 / [email protected]

최규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 & 경희대 H&T 애널리틱스 센터장 / [email protected]

 

 

관광산업 디지털전환의 미래

 

제조업에 비해 서비스업 생산성이 낮은 우리나라에서 관광산업은 미래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매력적인 산업이다. 글로벌 GDP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기준 10.3%로 타산업과 비교해 규모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세계 항공 여객 운송량 전망을 보더라도 1978년에서 2038년까지 매 15년마다 2배씩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산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GDP 기여도는 2.8%로 OECD 국가중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일본의 외래관광객 수는 2014년까지 우리나라와 비슷했지만, 불과 5년만인 2019년에는 우리나라의 1.82배로 급증했다. 이는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된 일본 관광진흥정책의 효과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일본과 같은 급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인가? 그 답은 ‘디지털전환’을 얼마나 빠르게 효과적으로 하느냐에 달려있다.

 

다행히 이미 관광산업 분야에서 디지털전환이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여러 자료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OECD 국가 내 관광기업의 77%가 웹사이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70%는 소셜미디어를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또한 관광객의 89%는 여행 시 모바일 디바이스를 활용하고 있으며, 관광객의 39%는 관광상품을 온라인으로 예약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19). 한편 가까운 미래를 예상해 보더라도 디지털 채널을 통한 관광상품 예약거래금액이 2020년 대비 2027년 1.9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디지털전환(DX, DigitalTrans- formation) 이란 무엇일까? 개념적으로 디지털전환은 전산화(Digitization)와 디지털화(Digitalization)를 뛰어 넘어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블록체인, IoT, 5G 등 4차산업혁명의 핵심적인 데이터 기술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자신의 비즈니스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디지털 기반 경영전략 및 경영활동을 말한다. 데이터와 관련된 기술들의 혁신적 발전은 관광산업의 비즈니스와 산업 생태계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관광 비즈니스 측면에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축소되고, 디지털전환 기반의 신규 비즈니스가 새롭게 등장함과 동시에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영역을 잠식해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산업적 측면에서 역시 플랫폼과 솔루션 사업의 영역이 확장되고 그 지배력도 커가고 있다.

 

 

비즈니스의 변화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비대면/무인화에 따라 인력의존도가 감소하고 기술의존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공항 항공권 발급, 관광지 안내, 호텔 체크인/체크아웃 등 다양한 부문에서 비대면/무인화가 진행중이며, 특히 우리나라는 키오스크 확산 등 선진적인 IT 인프라를 통해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원래 관광산업은 저부가가치 형태인 대인서비스 비중이 높은 사업이었으나, 이제는 비대면/무인화로 인해 인력의존도가 낮아지며, 고부가가치 비즈니스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둘째는 관광과 관련된 다양한 솔루션이 등장하면서 서비스가 고도화되고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호텔산업의 경우만 보더라도호텔관리솔루션, 객실관리솔루션, 채널관리솔루션, 셀프체크인솔루션 등 다양한 솔루션들이 각 기능별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 XaaS 형태의 호텔관리솔루션은 기존의 온프레미스(On-premise) 서버 기반의 전통적인 PMS(Property Management System)를 대체해 나가고 있다. 이외에도 교통, 관광상품 등을 조회하고 예약을 관리하는 솔루션, 여행계획을 짜주는 솔루션, 수익관리 솔루션 등 다양한 형태의 솔루션들이 관광사업자와관광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셋째, 데이터에 기반한 ‘초개인화’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데이터의 양과 질의 한계로 관광사업자의마케팅 활동이나 서비스 활동이 대부분 획일적인 형태로 제공되었으나, 이제는 관광객 개개인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각 개인들에게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예를들면 카드사인 AMEX의 경우 카드 소비 및 서베이를 통해 고객의 소비성향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여행정보를 짜주는 Trip Planner라는 서비스를 2022년부터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초개인화’ 서비스는 여행계획을 짜주고 정보를 제공해주는 수준에서 벗어나 관광객이 원하는 관광상품을 그들의 니즈에 맞게 현장에서 즉시 추천하는 수준까지 발전되어 더욱 보편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관광 디지털전환에 따른 비즈니스의 변화들을 살펴보았다면 산업의 변화들은 어떠할까? 산업 전반에서 관광상품을 만들고 중개하는 여러 기능들의 변화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관광산업 전체 밸류체인에서 플랫폼(기업)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생태계 내에서 디지털에 기반한 서비스들이 세분화되고 해당 서비스들이 관광의 과정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둘째는 단순 중개의 역할을 하는 OTA(Online Travel Agency)와 다양한 솔루션 사업자들 간의 영역 다툼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글로벌 Big4 OTA인 Booking Holdings, Expedia Group, Airbnb, Trip.com이 전세계 중개시장의 97%를 장악하였으나, 최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그 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하였다. 검색엔진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 소비자들이 해당 관광상품을 제공하는 관광사업자의사이트로 직접 들어가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이 등장하면서 기존 OTA 사업자들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 일례이다. 이러한 예는 과거 의류가 주로 쇼핑몰을 통해 판매되었으나 어느 순간부터 인스타그램을통해 판매하는 형태로 변화했던 사례와 유사하다. 셋째, 기존에는 대형 솔루션을 중심으로 획일화된(Centralized) 서비스가 제공되었으나, 솔루션의 고도화로 분산화(Decentralized)가 확산될 전망이다. 기존 항공시장은 GDS(Global Distribution System)업체들이 유통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유통체계인 NDC(New Distribution Capability)가 등장해 항공사와 여행사간 직접 거래를 연결함으로써 GDS에 내던 수수료도 안 내고, 항공권 외에도 수하물 등 다양한 옵션상품들까지도 쉽게 판매 가능하게 되었다. NDC를 통해 거래되는 비중은 2022년 6월 전체 거래량의 10% 수준이나, 2021년 1월 5%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1년반 사이에 2배 이상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넷째, 새로운 혁신기술과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인력을 대체하고 일부 사업 영역의 축소와 소멸이 일어날 것이다. 예를 들어 ChatGPT가 등장함에 따라 기존의 여행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의 사업영역이 축소되거나 소멸될 것이다. 과거에는 이렇게 축소/소멸되는 서비스가 일부 사업자의 사업 영역에 국한되었으나, 혁신기술을 앞세운 지배적인 서비스의 등장은 많은 관광사업자들의 서비스를 단순 부가서비스로 전락하게 만들 것이다.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겠지만, 기술진화론에 근거하면 앞으로 수없이 많은 혁신기술 기반의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관광기술기업들은 능동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가상세계에 기반한 새로운 사업영역의 등장이다. 관광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신기술 중 가장 빠른 대응이 요구되는 성장 영역은 메타버스이다. 메타버스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매체, 참여자, 지적재산권, 보상이라는 4개의 축으로 구성되는 메타버스 생태계의 안정적 구축이 필수적이다. 현재 메타버스 관련하여 제페토 같은 국내 선도사가 글로벌 선도사에 크게는 뒤지지 않는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긴하나,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시장내 선도적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메타버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정책 아젠다 설정과 가상화폐, NFT 등에 대한 선제적 제도 확립이 요구된다.

 

디지털전환은 관광산업의 지형을 뒤흔드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디지털전환에 대한 대응력에 따라 어느 누구에게는 위기이고 어느 누구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다. 플랫폼과 더불어 혁신적인 솔루션은 디지털전환의 핵심 도구이다. 결국 데이터는 솔루션 사업자들에게 쌓이고 이러한 데이터에 근거하여 이들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며, 더 많은 관광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관광산업에서는 플랫폼을 통해서 데이터가 모이고, 보다 편리한 서비스가 등장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 솔루션의 보급까지 확산되면서 양질의 개인화된 또는 플랫폼이 확보할 수 없는 데이터가 솔루션에 존재하게 되었다. 만약 솔루션에 쌓인 데이터를 적극 활용한다면 서비스의 고도화도 빠르게 진척될 것으로 생각된다.

 

디지털전환의 도입에 있어서 솔루션 사업자의 역할은 중요하다. 결국 온오프라인 관광사업자들은 이러한 솔루션을 활용하여 자신의 사업을 전개하며 솔루션 사업자들과 데이터를 공유한다. 즉 데이터를 기반으로 트래블테크 기업과 관광사업자 간의 동반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플랫폼이 배제된 상태에서 관광사업자와 소비자 간의 직접 연결 역시 솔루션을 통해 가능하다. 이러한 솔루션을 도입한 오프라인 관광사업자들은효율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솔루션 사업자들은 오프라인 관광사업자들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자신의 기존사업 강화와 영역 확장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서로 윈윈하는 전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숙박산업만 보더라도 야놀자클라우드, 온다, H20 Hospitality 등 솔루션 기업들이 빠르게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솔루션 기업의 성장은 관광산업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관광산업의 디지털전환이 더딘 것은 관광사업자들의 영세성에 기인한다. 2021년 기준 국내 관광기업 중 매출 10억 미만 비율이 96%에 달하고, 종사자 10명 미만 비율이 85%인 것은 우리나라 관광사업자들이 영세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수치이다. 영세한 관광사업자들을 지원하는 데 있어서 민간에서 공급하는 XaaS 솔루션은 그들의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데 절대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직접 나서 이러한 솔루션들을 개발하기 보다는 민간의 기술력 있는 솔루션들을 영세 관광사업자에게 보급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면 디지털전환을가속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디지털전환에 기반한 관광산업은 국가 차원의 전략산업’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때이다. 단순히 인바운드 관광객을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 플랫폼과 솔루션을 적극 활용하여 관광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디지털전환은 관광산업의 영토를 확장하고, 국가 산업구조의 체질을 개선시킬 것이다. 또한 국내 영세 관광사업자의 수익성을 높여줄 것이며, 마지막으로 K-콘텐츠의 글로벌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전환과 글로벌화를 통한 대한민국 관광대국 도약

 

관광산업은 최근 디지털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과 함께 전례 없는 변화를 겪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여행 정보검색과 상품구매는 이제 일상이 되었으며, 관광사업자들은 디지털 기술과 빅데이터의 활용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차별화된 상품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호텔들은 예약 솔루션을 활용하여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있다. 최근 Open AI가 발표한 ChatGPT를 활용한다면 여행사의 전문적인 도움 없이도 여행자 스스로 효율적인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이와 같이 10년 전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혁신적인 변화가 관광산업에 급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즉, 관광산업은 DX의 영향으로 초연결 시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DX의 핵심은 연결이다. 기존의 관광산업은 정보의 한계로 인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기획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제는 진보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여행자들의 니즈를 쉽게 파악하고, 보다 만족스러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재방문까지 유도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각각의 비즈니스 변화들이 관광산업 생태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분명 DX는 관광산업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 분야의 우수한 인재와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다. 더구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여행 플랫폼 기업과 솔루션 기업, 즉 트래블테크 기업도 일정 수준 가지고 있다. 이는 DX의 인프라 측면에서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잘 활용한다면 이 기회를 우리 편으로 돌릴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관광산업의 현재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달리 해석된다. 국내 OTA (Online TravelAgency) 플랫폼 기업들이 국내에서 약간의 성공을 거두고 있긴 하지만, 해외 OTA 기업들의 국내 시장 침투가 지속되고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한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Booking Holdings, Expedia Group, Airbnb, Trip.com 등 글로벌 Top 4 기업이 전세계 시장 97%라는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며 글로벌 과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바운드 관광객에 대한 우리의 수용 태세는 어떠한가? 지금까지 정부와 업계의 노력으로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졌다. 외국어 표기의 관광 안내 정보, 주요 관광지에 안내원 배치 등이 그 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상에서의 서비스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가장 두드러진 문제점 중 하나는 국내 플랫폼에서 외국 신용카드 결제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더욱이, 상당수의 플랫폼이 외국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국내에 입국하는 외국인이 온라인으로 관광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 외국 여행객을 소비자 대상으로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 우리 관광산업의 현 주소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지금까지 ‘세계화’와 ‘글로벌화’라는 용어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여행 및 관광산업의 글로벌화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혹시 우리는 글로벌화라는 말로만 씨를 뿌리려  한 것은 아닐까?

 

과거 국내 관광시장은 국내 기업들 간의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글로벌 OTA의 국내 시장 진출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심지어 내국인이 서울에서 제주도로 여행을 떠날 때 Expedia, Agoda 등과 같은 글로벌 OTA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는 디지털화가 세계화를 가속화하면서 국내 시장이 글로벌 시장에 편입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생존을 위해 국내 관광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공격적인 전략을 수립하여 실행해야 한다. 만약 국내 시장을 방어하는 데만 집중한다면, 우리의 관광산업은 더욱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즉, 관광산업의 글로벌화는 단순한 확장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다.

 

DX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더라도 국내 트래블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글로벌 거대 기업들이 더욱 쉽고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장악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만약 대부분의 국내 관광사업자들이 해외 트래블테크 기업의 기술을 활용해 DX를 도입한다면, 관광산업 발전의 핵심 요소인 데이터와 이에 기반한 부가가치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즉, 국내트래블테크 기업이 글로벌화에 실패해 국내 관광산업의 해외 기업 의존도가 높아진다면, 국내 관광산업은후퇴하거나 국제적 변방에 머무르는 등의 위기에처할 수 있다. 관광대국으로 나아가기 이전에 관광산업의 생존을 위한 필요 충분 조건으로 디지털전환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양면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DX와 글로벌 경쟁력 두 가지를 모두 확보하기 위해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가? 우선, 관광 정책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관광 사업자들은 대체로 영세하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정부는 영세/중소 사업자 지원 중심의 관광산업 진흥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관광산업의 DX와 글로벌화가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 성장의 핵심 요소라는 인식 하에, 기업의 규모에 상관없이 잠재성이 높은 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관광산업이 수출산업의 역할도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만이 관광 수출이 아니다. 우리의 트래블테크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여 외국인이 사용하는 IT 플랫폼 및 S/W를 제공하는 것 역시 수출로 여겨져야 한다. 따라서 트래블테크 기업이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기존의 관광산업 투자는 지역 관광지 개발 등 하드웨어에 중점을 두어 왔으나, 이제는 그와 더불어 전 국가적인 디지털 역량 강화와 관광사업자들의 DX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나아가 여행 및 관광산업과 관련된 산업계·학계·정부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글로벌 마인드셋을 가져야 한다. 사업자들 역시 ‘우리의 고객은 국내 관광객 뿐만이 아니라 해외 관광객도 포함된다’라는 인식의 전환에서 시작하여, 상품과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관광산업의 글로벌화를 구체화하기 위한 실행 전략은 다양하나, 여기서는 정부의 정책과 지원에 초점을 맞추어 몇 가지를 언급해 보고자 한다.

 

첫째,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이 고려될 수 있다. 트래블테크 기업들도 반도체 기업이나 자동차 기업과 같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관광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간주한다면, 반도체 등 제조업체에 적용하는 투자세액 공제 등의 세제 지원과 재정 지원을 관광산업에 제공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트래블테크 기업이 해외 시장 진출 시 활용할 수 있는 관광 해외수출 펀드를 조성하여 해외진출에 필요한 일부 자금을 충당해 줄 수도 있다.

 

둘째, 인바운드 관광의 핵심 동인으로 떠오른 K-콘텐츠 산업과 관광산업의 연계를 위해서는 해외 관광객들이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예를들어, K-콘텐츠를 상시적으로보여줄 수 있는 대규모 상설 공연장 등의 건설을국가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국내 관광 플랫폼과 K-콘텐츠 사업자 간 협의체를 구성하고 서로 윈윈하는 협력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 및 협조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도 국내 OTA 플랫폼을 통해 국내 유명 아이돌 공연 입장권을 직접 구매하는 것이 용이해진다면(현재 일부 플랫폼에서 직접 구매가 가능하긴 하나, 상세 설명이 부족하거나 결제 등의 프로세스가 복잡하다), 해외 사용자들에게 국내 OTA 플랫폼을 알리고 사용하게 할 수 있다.

 

세번째로, 다수의 소규모 영세한 사업자들은 경쟁력 확보가 어려우므로 중소 플랫폼 기업들의 M&A가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세제 지원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에만 존재하는 ‘갈라파고스’ 규제를 개선하고, 국내 기업에게만 적용되어 성장을 방해하는 규제를 제거하여 국내 기업들이 해외 기업과 동등한 환경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 법적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은 국내 관광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관광산업 글로벌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당연하게도 관광산업의 영역이 국내의 작은 시장에서 거대한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될 것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차와 같은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만 국한되었다면 지금처럼 세계적인 기업이 되지 못했을 것이고, 대한민국 경제 역시 현 수준으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서비스 산업의 핵심인 관광산업의 글로벌화는 대한민국 경제가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또한 관광산업 영토 확장과 그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는 서민경제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지출은 지역 소상공인들의 매출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호텔, 레스토랑, 여행사, 교통수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긍정적인 영향력이 더해지면 대한민국 관광대국의 꿈은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관광대국 목표 실현을 위해, 관광산업의 디지털전환과 글로벌화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우리 모두 글로벌 마인드를 키우고, 관광산업의 디지털전환을 가속화하여,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디지털전환과 글로벌화를 통해 관광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인다면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관광 강국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대한민국이 선진국 수준의 균형 잡힌 경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와 학계도 적극적으로 관광산업의 디지털전환에 힘을 실어야 할 것이다.

 

 

*본 내용 인용시 “최규완 & 장수청(2023), 대한민국 관광산업 디지털전환과 글로벌화 전략, Yanolja Research Insights, Vol. 1.”로 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