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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 국내 관광산업 기술 트렌드: 주요 호텔 기업과 관광 스타트업의 특허 분석

국내 관광산업 기술 트렌드: 주요 호텔 기업과 관광 스타트업의 특허 분석
 

홍석원 야놀자리서치 수석 연구원 / [email protected]


 

국가의 관광산업에서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와 발전 양상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에 대한 연구는 산업의 현재 위치를 평가하고 미래 발전 방향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최근 국내 관광산업은 디지털 전환과 혁신 기술의 발전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와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이에, 이번 연구는 국내 주요 호텔 기업들과 관광 스타트업들의 특허를 중점적으로 분석하여, 한국 관광산업의 기술 발전 속도와 발전 양상을 시기별로 조망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국내 관광산업에서 발생한 기술융합 현상에 주목하여 이를 분석하였다. 기술융합이란 두 개 이상의 기술이 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현상으로, 의료, 제조업, 농업 등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을 촉진하는 중요한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관광산업에서도 이러한 기술융합이 핵심적인 혁신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시기별로 발생한 기술융합 건수와 주요 융합 기술, 그리고 융합 현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기술들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국내 관광산업의 기술 생태계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파악하였고, 한국 관광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디지털 전환의 흐름에 발맞춰 활발해진 국내 관광산업의 특허 활동

 

디지털 전환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의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산업에서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으며, 관광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20여 년 전만 해도 여행을 준비하려면 직접 발품을 팔거나 여행사에 문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항공권 예약부터 숙소 찾기, 일정 관리와 여행 후기 공유까지 여행의 모든 순간이 손끝에서 간편하게 시작되고 마무리되는 시대가 열렸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4차 산업혁명이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블록체인 같은 혁신 기술들이 관광업계 전반에 깊숙히 스며들면서 새로운 여행의 판도를 그리고 있다. 이들 기술은 단순히 여행을 더욱 편리하게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행자들에게 전에 없던 경험을 선사하고 있으며, 기업들에게는 독창적인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과거 공급자를 중심으로 일방향적으로 유통되던 산업 구조가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다양해진 고객의 니즈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가 새롭게 시장에 출시되며 관광산업의 서비스 범위가 확장되고 산업 구조가 복잡해지고 있다. 

 

관광산업이 맞이하고 있는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특히 특허 출원 건수는 관광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기술 혁신 속도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이다. 특허는 기업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독점적인 사용권을 통해 시장에서 우위를 강화하는 수단이다. 특허 출원은 기업이 개발한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보호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만큼 기업들의 기술 개발 의지와 속도를 반영하는 지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관광산업에 속한 기업들의 특허 출원 건수의 추이를 살펴보면, 해당 산업의 기술 발전 활동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림 1]은 국내 주요 호텔 기업들과 관광 스타트업들이 매년 출원한 특허 건수를 나타내어, 관광산업 내 기술 혁신의 속도를 보여준다. 한국 관광산업의 특허 출원 추이를 살펴보면, 각 시기별 변화의 흐름을 볼 수 있다. 1997년부터 2004년까지는 특허 출원이 미미했는데, 이는 당시 국내 관광산업에서 기술 혁신이 활발하지 않았고, 기술의 역할이 제한적이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2006년을 기점으로 특허 출원 건수가 11건으로 급증하면서 관광산업의 기술 발전이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후 특허 출원은 꾸준히 증가하여 2014년과 2016년에는 각각 19건과 25건의 특허가 출원되었고, 2018년에는 33건이 출원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디지털 기술을 토대로 산업에 진출한 기업들이 관광산업에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영향력을 확장하던 시점과 맞물려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조차도 국내 관광산업의 기술 혁신을 막지는 못했다. 전 세계 관광산업이 전염병으로 침체기를 겪던 2020년과 2021년에도 국내 관광산업의 특허 출원 건수는 각각 32건과 23건을 기록하며 일정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팬데믹 기간에도 국내 관광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후에도 관광기업들은 기술 혁신 활동을 유지하며 2022년에는 37건, 2023년에는 26건의 특허를 출원하여 산업의 기술 생태계 발전에 이바지하였다. 이러한 데이터는 국내 관광산업이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심과 혁신적인 접근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림 1] 국내 주요 관광기업의 특허 출원 추이

 

 

국내 관광산업은 기술융합을 통해 다채롭게 진화 중

 

앞서 살펴본 것처럼,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국내 관광산업의 기술 개발과 특허 활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관광산업의 기술 발전 양상은 어떤 모습일까? 현재의 관광산업에서는 특정 분야에 집중된 소수의 기술들이 거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아니면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탐구할 필요가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국내 주요 관광기업들이 출원한 특허 문서의 분류코드를 분석해보았다. 특허는 기술적 내용에 따라 특정 분류코드로 분류되며, 이 코드는 각 기술분야를 나타내는 일종의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기관에서 개발한 분류체계 중, 이번 보고서는 국제특허분류(International Patent Classification, IPC) 체계를 활용했다. IPC는 발명의 기술 분야를 표준화한 국제적인 특허분류체계로, 우리나라 특허청도 모든 특허 출원 건에 대해 이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허 문서에 부여된 분류코드를 통해 어떤 기술이 해당 특허를 발명하는데 활용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내 OTA 기업인 야놀자가 출원한 특허 중 하나는 ‘사용자 장치와 채팅 메시지를 송수신하는 중에 관련 컨텍스트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버 및 그 동작 방법’이라는 내용이다(그림 2). 이 특허에는 무려 9개의 IPC가 부여됐는데, 그 중 상단에 위치한 G06Q50/14와 G06F16/33를 살펴보자. G06Q50/14는 ‘여행사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구현을 위해 적합한 ICT 기술’을 의미하며, 이는 여행사업의 채널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시키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G06F16/33은 ‘정보 검색용 데이터베이스 구조와 파일 시스템 중 텍스트 정보를 이용하는 기술’을 나타낸다. 즉, 야놀자의 특허는 여행사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ICT 기술과 함께 텍스트 기반 정보 검색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조를 통해 실시간으로 사용자에게 관련 컨텍스트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이처럼, 특허의 분류코드를 읽으면 발명의 기반이 되는 기술분야가 보인다.
 

[그림 2] 국내 관광기업인 야놀자의 특허 예시

출처: 특허청 KIPRIS

 

이와 같은 분석을 확장하여 주요 관광기업들이 출원된 특허들의 분류코드를 살펴보면,관광산업의 기술 개발에 자주 활용되는 핵심 기술 분야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기술 분야에서 출원된 특허 수가 증가하고 있다면, 이는 해당 기술이 관광산업 내에서 갖는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특허 수가 감소하고 있다면, 이는 해당 기술에 대한 관심이나 필요성이 관광산업 내에서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정 시기에 산업에서 출원된 특허들에 포함된 분류코드의 가짓수는 산업에서 활용되는 기술 분야의 범위를 가늠하게 해준다. 분류코드가 다양할수록 해당 산업이 여러 기술을 받아들이고 활용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는 기술 다각화가 산업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특정 시기에 산업에서 출원된 특허는 많음에도 분류코드의 가짓수가 적을 경우, 산업이 특정 기술 분야에 주로 의존하고 있어 기술 개발의 다양성이 제한적임을 나타낸다.


[그림 3]은 1997년부터 2023년까지의 국내 관광기업들이 출원한 특허 수와 해당 특허들에 포함된 IPC 가짓수다. 1997년과 2015년 사이, 관광산업에서 출원된 특허들에 포함된 IPC 가짓수는 제한적이었는데, 이를 통해 당시 국내 관광산업의 기술 개발이 특정 기술 분야에 의존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특허 출원이 활발하지 않았던 1997년과 2005년 사이에는 특허 출원 건수와 IPC 가짓수 모두 매우 적었다. 2006년과 2015년 사이에는 특허 출원 활동이 증가했으나 IPC 가짓수는 여전히 많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관광산업 기술 개발이 2000년대 들어 활발해졌으나, 여전히 기술의 다양성 측면에서 제한적이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하지만 2016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된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의 흐름 속에서 관광산업도 다양한 기술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25건의 특허가 출원되었는데, 이들 특허는 총 67개 종류의 IPC 코드를 포함하고 있었다. 특허 한개에 사용된 IPC 가짓수는 계속해서 증가해, 2022년에는 37개의 특허에 96개의 IPC 코드가 기록되었다. 이는 국내 관광산업의 기술 개발에 적용된 기술의 폭이 2016년부터 크게 확장되었음을 의미하며, 하나의 특허에 다양한 기술이 활용되는 기술 융합이 관광산업 혁신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림 3] 국내 주요 관광기업이 출원한 특허의 분류코드 가짓수 추이

 

 

국내 관광산업의 시기별 주요 기술융합 현상

 

관광산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기술들이 융합하며 발전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그러나 관광산업의 기술 발전 양상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의 양적 증가나 다양성 확장을 인지하는 것을 넘어, 어떤 기술들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 관광산업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기술 융합 현상을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관광산업에서의 기술융합을 이해하는 것은 관광산업의 어떠한 기술들이 연결되며 발전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과정이다. 기술융합은 여러 산업에서 중요한 혁신의 원동력이 되고 있으며, 기술 분야 간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기술과 상품을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따라서 관광산업의 기술융합 양상을 이해함으로써 산업의 기술 생태계 전망을 파악하고, 기업들이 혁신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허의 분류코드는 기술융합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하나의 특허에 여러 개의 분류코드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 이는 다양한 기술들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융합 기술이라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9개의 IPC가 붙은 [그림 2] 속 야놀자의 특허는 여러 기술이 결합된 융복합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특허를 통해 기술융합 현상을 효과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특허분류코드 네트워크 분석이다. 이는 특허의 분류코드 간의 관계를 시각화하여 기술분야 간의 융합 양상을 탐구하는 데 도움을 준다. 관광산업에서 출원된 특허들로 구성된 특허분류코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분류코드 간의 연결성을 분석하면 산업에서 발생하는 기술 융합의 양상을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두 분류코드가 네트워크에서 점점 더 강하게 연결된다면, 이는 두 기술 분야 간의 융합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특정 분류코드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많은 분류코드와 연결된다면, 그 기술 분야는 관광산업의 기술 융합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기술융합 현상을 중심으로 국내 관광산업 기술 생태계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세 개의 특허분류코드 네트워크를 시기에 따라 구축했다. 특허 개발에 활용되는 분류코드의 수가 크게 변하는 순간을 기준으로 시기를 나누었다. 첫 번째 시기의 네트워크는 1997년과 2015년 사이에 출원된 특허들로 구축하였고, 두 번째 시기의 네트워크는 2016년과 2019년 사이에 출원된 특허들로 이루어졌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시기의 네트워크는 2020년과 2023년 사이에 출원된 특허들로 생성하였다.


[그림 4]-[그림 6]은 국내 관광산업의 특허분류코드 네트워크를 시각화한 그림이다. 각 노드는 기술 분야를 의미하는 특허 분류코드를 나타내며, 노드의 크기는 해당 분류코드가 사용된 특허의 수에 비례한다. 즉, 더 큰 노드는 더 많은 특허에 활용되어 있다는 뜻이다. 엣지는 두 기술분야 간 융합을 나타내며, 두꺼운 엣지는 융합 강도가 강함을 의미한다.

 

1997년~2015년의 주요 기술융합 현상
특허 활동이 상대적으로 적고, 활용되는 기술 분야의 범위도 넓지 않았던 1997년과 2015년 사이에는 전자상거래용 ICT 기술(G06Q)을 중심으로 한 기술융합 현상이 이루어졌다. 이 기간에 G06Q50/10과 G06Q20/12을 중심으로 한 9건의 융합 현상이 포착되었다. G06Q50/10은 서비스 비즈니스 프로세스 구현에 적합한 ICT 기술로서 ICT 기술과 무선통신네트워크 분야의 서로 다른 4개의 기술과 융합했다. 이 기술은 전자상거래 결제 구조를 위한 ICT 기술(G06Q20/12), 위치 기반 관리 및 추적을 위한 무선통신네트워크(H04W4/029), 무선 송수신기를 활용한 근접 통신 시스템(H04B5/48), 위치 정보를 활용한 무선통신네트워크(H04W4/02)와 융합하며, 관광산업 기술 생태계 확장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전자상거래를 위한 지불 시스템 및 전자 지갑 기술인 G06Q20/12 또한 근접 통신 시스템(H04B5/48) 기술뿐만 아니라, 구매, 판매, 임대 거래(G06Q30/06)와 마케팅 및 가격 결정(G06Q30/02)용 ICT 기술과 융합했다. 반면, G06Q30/02는 전자상거래용 ICT 기술(G06Q20/12, G06Q30/06, G06Q50/10)들과 집중적으로 융합되었으며, 특히 G06Q30/06과는 강한 융합을 보여주었다.

 

[그림 4] 국내 관광산업의 특허분류코드 네트워크(1997~2015년)

 

2016년~2019년의 주요 기술융합 현상
전자상거래용 ICT기술을 중심으로 한 기술융합 현상은 특허 출원이 급증하고 사용된 기술 분야의 범위가 넓어졌던 2016년과 2019년 사이에도 이어졌다. 이 시기에는 총 25건의 기술융합 현상이 관측되었으며, 그 중심에는 마케팅과 가격 결정용 ICT 기술(G06Q30/02)이 자리 잡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G06Q30/02가 2015년 이전까지는 단 3개의 기술과 융합되었던 반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무려 10개의 다양한 기술과 결합하여 관광산업 기술 생태계에서의 영향력을 대폭 확장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G06Q30/02가 주로 구매, 판매, 임대 거래용 ICT 기술(G06Q30/06), 전자상거래를 위한 지불 시스템 및 전자 지갑 기술(G06Q20/12), 그리고 여행사 비즈니스 프로세스 지원 ICT 기술(G06Q50/14)와 같은 전자상거래용 ICT 기술들과 융합되었으나, 이 시기에는 무선통신네트워크(H04W), 디지털 정보 전송(H04L), 디지털 데이터 처리(G06F) 분야의 기술들과도 융합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게 되었다. 더불어, 서비스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지원용 ICT 기술인 G06Q50/10과 G06Q50/14 역시 각각 5개와 4개의 기술과 융합되며 이 시기의 기술 융합 현상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과거에는 다른 기
술들과의 융합 사례가 없었던 G06Q10/02(티켓, 서비스, 이벤트 예약을 위한 ICT 기술)와 G06Q50/12(호텔과 레스토랑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지원용 ICT 기술)은 각각 6개와 4개의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관광산업 기술 생태계의 외연 확장에 크게 기여했다.


[그림 5] 국내 관광산업의 특허분류코드 네트워크(2016~2019년)

 

2020년~2023년의 주요 기술융합 현상
2020년대에 접어들면서 관광산업의 기술융합 양상은 더욱 복잡해지고, 다양한 기술들이 서로 결합하는 방식이 눈에 띄게 변화했다. 이 시기에는 총 72건의 기술 융합 현상이 관찰되었으며, 융합 현상에 참여하는 기술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이 시기에도 기술 융합은 전자상거래용 ICT 기술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2016년과 2019년 사이에 각각 6개와 4개의 기술과 융합했던 G06Q10/02(티켓, 서비스, 이벤트 예약을 위한 ICT 기술)와 G06Q50/12(호텔과 레스토랑 비즈니스 프로세스 지원용 ICT 기술)는 2020년대에 접어들면서 각각 11개의 기술과 결합하여 활용의 폭을 한층 더 넓혔다. 서비스 비즈니스 프로세스 지원용 ICT 기술인 G06Q50/10은 2020년대에 20개의 기술과 융합하며 이 시기에 가장 많은 기술들과 융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대 관광산업 기술 생태계에서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는 웹 검색 맞춤화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의 적극적인 활용이었다. 웹 검색 맞춤화 기술은 사용자 프로필과 개인화 기반(G06F15/9535), 소셜 정보 또는 협업 필터링 기반(G06F15/9536), 시공간적 정보 기반(G06F115/9537)로 나뉘며, 각각 6개, 3개, 7개의 기술과 융합하여 그 다양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인공지능의 대표 알고리즘인 인공신경망의 학습 방법인 G06N3/08은 웹 검색 맞춤화 기술뿐만 아니라, 서비스 비즈니스 프로세스 지원용 ICT 기술(G06Q50/10, G06Q50/12, G06Q50/14), 티켓, 서비스, 이벤트 예약 관리를 위한 디지털 데이터 처리 기술(G06Q10/02), 전자상거래의 구매, 판매, 임대 거래 지원용 ICT 기술(G06Q30/0601)과 융합하며 관광산업에서 인공지능 활용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림 6] 국내 관광산업의 특허분류코드 네트워크(2020~2023년)

 

 

 

글로벌 경쟁의 격랑 속 기술 개발과 특허 전략을 함께 추진하는 양손잡이가 되
어야 한다

 

디지털 전환이 관광산업의 경쟁 환경을 바꾸고 있다. 관광객들은 이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다양한 국가의 관광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고, 이는 관광기업들이 기존의 자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또한, 코로나 19팬데믹 이후 침체됐던 관광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모빌리티 플랫폼, 검색 엔진 등 전통적인 관광산업 외부의 다양한 기업들이 관광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관광산업 생태계는 더욱 확장되고 복잡해졌으며, 경쟁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관광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이고 입지를 확보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고, 많은 기업들은 기술력 강화를 통해 시장 지배력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관광산업의 기술 투자에 대한 수요 증가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글로벌 여행 관련 솔루션 기업인 아마데우스가 주요 글로벌 관광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는 기업들의 약 91%가 2023년 대비 2024년에 기술에 더 많은 투자를 기획했다고 밝히며, 관광기업들의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 투자 증액에 대한 의지도 강화되는 추세로, 공항기업은 2023년 대비 2024년에 기술에 대한 투자 금액을 17%, 호텔은 14%, 여행사와 항공사는 13%, 지불 솔루션 기업은 12% 증액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국내 관광산업 기술 생태계의 양적 증가와 기술 융합을 통한 발전 패턴은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현 상황에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희망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우선, 많은 국내 기업들이 기술 혁신 활동을 추진하게 되면 국가 전체 산업의 기술 수준이 향상된다. 다수의 기업에 걸쳐 기술 혁신이 이루어지면, 이는 업계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한국 관광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기술 발전이 기술융합을 통해 복합 연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시장의 다양성과 유연성을 증가시킨다. 다양한 기술이 융합하여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가 창출되거나 기존 서비스를 개선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별화된 서비스는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더욱 넓히고, 결과적으로 국내 관광산업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할 수 있어 관광산업의 전반적인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한국의 관광산업은 글로벌 경쟁의 격랑에 놓여 있다. 세계적인 관광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이전보다 넓어진 경쟁의 범위와 더욱 치열해진 시장 환경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이 단지 위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복잡해지고 확장된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으며, 국내 관광기업들에게는 이를 향후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향후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삼기 위해 국내 관광기업들은 지속적인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

 

기술 개발은 단순히 양적 확대에 그쳐서는 안된다. 기존의 기술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것은 물론, 혁신적인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개발이 필요하다. 관광 서비스의 범위를 넓히고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최신 기술을 도입하고 다양한 기술을 융합하여 차별화된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글로벌 대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관광 스타트업들은 규모가 작고 자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더욱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글로벌 관광기업들이 벨류체인 상 연관 기업들은 인수합병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가는 상황에서 국내 스타트업들은 한정된 자원과 인력을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며, 그 중심에는 차별화된 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 우위 확보가 있다. 기술 개발은 단순히 성장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그리고 기술 개발만큼이나 중요한 과제가 바로 특허 전략이다. 글로벌화된 관광산업에서 자사의 기술 혁신 성과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지적 재산권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허는 기업이 시장에서 독점적 권리를 가지게 하여 경쟁사들의 모방을 방지할 수 있으며, 특히 작은 규모의 관광 스타트업들에게는 기술 혁신의 성과를 보호함으로써 향후 성장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허는 단지 기술 보호의 수단이 아니라, 기업의 지위를 강화하는 전략적 자산이 될 수 있다. 특허를 보유한 기업은 정부와 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국내 투자자들에게 어피할 때도 유리한 입지를 가질 수 있으며, 그 자체로 기업의 기술력을 증명하는 지표로 작용해 신뢰를 구축할 수도 있다.


또한, 관광산업의 경쟁 범위가 글로벌 단위로 확장됨에 따라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기술적 보호가 필요해졌다. 특허는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출원된 국가에서만 그 효력이 인정된다. 따라서 한국에서만 특허를 출원할 경우, 해외에서는 해당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게 되어 다른 기업들이 해당 기술을 자유롭게 모방할 수 있는 위험이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주요 해외 시장에서도 특허를 확보하여 국제적 보호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자사의 기술적 강점을 보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 국제 특허 출원은 초기에는 비용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시장 확장을 도모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이다.


결론적으로, 국내 관광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특허 활동을 함께 추진하는 양손잡이 전략이 필요하다.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특허로 보호함으로써 국내 기업들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특허를 통해 자사의 기술을 보호하고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함으로써 경쟁사와 차별화된 위치를 유지하고,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동시에 해외 시장에서도 확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기술 개발과 특허 전략을 균형 있게 운영하여, 복잡하고 치열해진 글로벌 관광 시장에서 국내 관광기업들은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본 내용 인용 시, “홍석원(2024), 국내 관광산업 기술 트렌드: 주요 호텔 기업과 관광 스타트업의 특허 분석, Yanolja Insights, Vol. 20.”로 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