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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5 코로나19, 골프산업의 부상, 그리고 엔데믹 이후의 전망

 

코로나 19, 골프산업의 부상, 그리고 엔데믹 이후의 전망

 

최유경 야놀자리서치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코로나19 팬데믹은 세계 각국이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 쇄조치를 시행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는 등의 여파가 생겼고, 일상에서 자유롭게 즐길 수 있었던 여가 생활조차 제한받게 되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찾는 영화관이나 실내체육시설 등에서의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실내 다중이용시설의 인원 제한 규제가 강화되었다. 또한 코로나19의 확산 상황에 따라 사적 모임을 4명 혹은 6명 등으로 제한하면서 단체 모임도 어려워졌다. 이같은 이례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 황으로 인해 많은 여가산업이 크게 위축되었지만, 반대로 이런 상황이 조성된 덕분에 오 히려 호황을 맞이한 산업도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골프산업이다.


팬데믹기간, 국내 골프수요 증가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2년 전국 골프장은 514개였고, 이용객 수는 5,058만명에 달했다. 2018년에는 전국 골프장이 490개였지만, 이후로 꾸준 히 증가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는 골프장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회원 제 골프장 수는 점차 감소하여 2018년에 비해 2022년에는 21개가 줄었다. 반면에 비 회원제 골프장은 증가하여, 2018년에 비해 2022년에는 45개가 증가하였다. 이는 기 존 회원제 골프장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비회원제 골프장으로 전환되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골프장 이용객 수 또한 꾸준히 증가하였다. 2018년에 비해 2022년에는 약 1,264만명이 증가하였으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매년 약 10%의 증가율 을 보였다. 그 결과 2021년에는 연 이용객 수가 5,000만명을 넘었고, 1홀당 연 이용객 수도 5,000명을 넘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2022년 기준 이용객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전국 이용객의 약 33.8%를 차지하는 경기도였다. 2022년 경기도의 이용객 수는 약 1,712만명 (1홀 당 이용객수 4,985명)으로, 2018년 대비 (전체 이용객수 1,391만명, 1홀당 이용객수 4,232명) 약 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18년 대비 2022년 이용객 증가율 이 가장 높은 지역은 충북이었는데, 이는 증가율이 12.1%에 달했다. 2018년 충북 골프 장 이용객은 약 264만명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이용객수가 꾸준히 증가 하여 2022년에는 약 417만명에 이르렀다. 1홀당 이용객수 또한 2018년 연 3,813명 에서 2022년 연 5,209명으로 증가하였다. 이는 서울, 경기지역의 골프 수요가 충청권으로 확장되어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여성과 젊은층의 골프 수요 크게 증가

이러한 추세의 주요 원인으로 ‘골프 수요층의 확대’를 들 수 있다. 골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고급 스포츠나 사치 스포츠로 여겨져 왔다. 골프 장비와 레슨 등, 골프를 처음 시 작하면서 발생하는 초기 비용이 높았고, 라운딩 비용도 다른 스포츠에 비해 상당히 부 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처분소득이 높은 일부 연령층이 중심이 되어 골프를 즐 겨왔던 트렌드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변화를 보였다. 바이브컴퍼니가 제공하 는 소셜데이터분석서비스인 '썸트렌드'의 골프 관련어 분석 결과에서 코로나19가 가 장 큰 영향을 미쳤던 2020년과 2021년에 ‘레슨’의 순위가 팬데믹 이전 대비 상승하였 다. 2021년에는 ‘골린이’ (골프와 어린이를 합친 신조어로, 초보 골퍼를 의미)라는 단 어가 처음 등장하며 높은 순위를 차지하였다. 이는 골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실제 로 골프를 배우고자 하는 소비자 수가 증가하였음을 나타낸다. 또한, ‘여성’이라는 단 어 또한 팬데믹 이전에 비해 순위가 상승하였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신규 여성 골퍼가 늘어나면서, 과거에는 주로 남성이 즐겼던 골프가 여성까지 확대되었음을 의미한다.

 

 

또한 골프테크 벤처기업 AGL이 발표한 자료2에 따르면, 2021년에는 2030세대의 골 프 소비 증가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기존의 주요 수요층인 50대 (34.4%)와 40대 (21.8%)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수도권 지역에서는 20 대와 30대가 각각 52.4%, 40.3%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MZ세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급부상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위한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 행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미국 골프 재단 (National Golf Foundation)에 따르면, 2020년에는 골프 라운드 수가 총 5억 200만회로, 전년 대비 약 13.9% 증가했다. 또한 골프 인구는 약 300만명이 늘어난 3,690만명으로 집계되 었는데, 이는 주로 주니어와 여성 골퍼의 증가세 때문이었다. 한편, 일본은 골프 시장 이 수축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의 특수 효과로 2021년 골프장 입장객 수는 1,002만명으로, 전년 대비 1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가구당 골프장 지 출액도 전년 대비 0.5% 증가했으며, 특히 젊은 층에서의 지출 규모가 두 배 이상 급증 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팬데믹기간 동안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 골프 수요가 일부 대체

골프 소비자 층의 확대는 해외 여행 수요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 나19 팬데믹 기간동안 각국의 봉쇄 조치와 항공 운항편의 감소로 인해 해외여행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2019년에는 내국인 해외 출국자수6가 2,870만명이었지만, 2020 년에는 85.1% 감소한 428만명으로 줄어들었다. 또한 항공편수7는 2019년에 459,514 편이었지만, 2020년에는 44.3% 감소하여 256,010편으로 집계되었다. 뿐만 아니라, 2019년에는 관광 지출8 (국민 해외관광객이 해외에서 지출한 금액)이 전체 31,527.9백 만달러였으나, 2020년에는 전년 대비 54.4% 감소한 13,356.4백만 달러를 기록하였다. 이후 2022년까지 매년 전년 대비 10%씩 증가하였지만, 여전히 2019년 수준을 회복하 지 못했다. 이렇게 줄어든 관광 지출은 해외에서 지출되어야 했던 금액이 코로나19 팬데 믹으로 인해 적어도 일부는 국내 소비로 전환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들은 해외 여행을 대체할 새로운 소비처를 찾게 되었고, 그 결과 국내 여행과 일부 여가 산업이 수요를 흡수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골프가 상당한 수요를 흡수했을 것으로 추측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다른 여가 활동에 제약이 생긴 상황에서, 야외 활동이므로 감염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며 규제의 제약을 크게 받지 않는 골프가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증가, 국내 골프 수요 감소 전망
그렇다면, 앞으로 골프 산업은 어떻게 변화할까? 작년부터 엔데믹으로의 전환이 시작 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적용되었던 방역 수칙 및 규제가 완화되었다. 특히, 2022년 10월에는 국내 입국자에 대한 PCR 검사 의무가 중단되면서 해외 여행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국민 해외 관광객 통계에 따르면, 해외 관광객 수는 지난해 7월부터 큰 폭으로 늘어나기 시작하였고, 전년 동월 대비 400% 이상, 최대 1,430%의 폭발적인 증가율을 보였다.

 



 

 

동시에 기존 원정 골프족들도 다시 해외로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여행업계에서는 늘어 나는 해외 골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였다. 교원투어의 경우, 2021년 7월 해외 골프 팀을 신설하여 전략 상품을 선보이는 데 주력했으며, 결과적으로 작년에는 직전 분기 대비 2분기에 47%, 3분기에 271%, 4분기에 19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터파크 역시 올해 1~2월 해외 골프 패키지 상품 수요가 2019년 동 기 대비 12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 지역 및 일본 상품은 겨울에도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는 지역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점과 한국보다 저렴한 그린피, 일부 관광지에서는 관광과 휴양까지 누릴 수 있다는 이점으로 인기를 얻 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올해 1분기 겨울 시즌에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 상태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는 해외 골프 수요가 빠르게 늘어났지만, 아직 숙박과 운항편 등이 코로 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급이 안정화된 이후에 는 수요가 더욱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국내 골프 수요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내국인 골프장 소비지출액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과 무관하게 골프장 지출액이 꾸준히 성장하여 왔지만, 최근 그 추세가 감소세로 전환되었다. 특히, 2022년 12월과 2023년 1월의 전년 동월 대비 감소율은 각각 -25%, -23%로, 상당한 수준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골프는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 대표적인 스포츠로, 겨울에는 일부 골프장이 운영을 하지 않는 정도로 겨울 시즌은 골프 산업에 있어 비수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펜데믹 기간은 겨울에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왔으나, 엔데믹 이후 국내 겨울 수요가 해외의 온화한 지 역으로 이탈하면서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3개월 기간에도 국내 골프 소비지출 규모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4월부터 6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5%, -9%, -5%로, 감소세를 보였다. 지출액 절대액을 기준으로 보면, 코 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는 여전히 소비지출액 규모가 큰 편이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감소세를 고려할 때, 더 이상 코로나 특수효과의 지속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추가로, 전년 동분기 대비 골프 소비지출액 증감율을 확인해보면, 2023년 1분기에는 경 기와 충북이 전년 수준을 상회하였으나 그 외 모든 지역에서는 감소세를 보였다. 이로 인 해 올해 1분기는 전국 기준으로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분기에는 감소세 가 더욱 심화되었다. 2023년 2분기에는 전년 동분기 대비 모든 지역에서 골프 소비지출 액이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전국 기준으로 -6.44%나타났다. 특히, 전북과 제주 지역은 각각 -25.2%, -20.7%로, 큰 감소율을 보였다. 서울에서 비교적 접근성이 높은 경기와 충청권은 다른 지역에 비해 감소율이 낮았지만, 그 지역 또한 2023년 2분기부터는 감소세 가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골프장 수요 감소에 대비해야
골프는 비용이 많이 드는 스포츠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치솟은 골프장 이용료는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되었다. 그린피뿐만 아니라 캐디피, 카트피 등 과도한 인상에 대한 지적이 나온 것도 사실이다. 골프장 이용료와 소비자 물가지수 추이를 비교 해 보면, 골프장 이용요금의 상승율이 눈에 띄게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골프장 이 용료에 관련된 소비자 물가지수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시점부터 총 물가지수와 레저산 업 물가지수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소비자물가지수로 확인하 면 2015년 대비 2022년 소비자물가지수가 13.5% 상승하였는데, 골프장 이용료는 약 8.8% 보다 높은 22.3%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골프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효과 에 기인한다.
 

 

 

현재의 상황은 국내 골프장의 높은 이용료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가운데, 해외여행과 다른 여가 활동들이 가능해지면서 골프에 몰렸던 소비가 점차 분산되는 추세로 분석할 수 있다. 즉, 지난 해 12월부터 시작된 국내 골프 수요의 감소세는 단지 해외여행이 가 능해진 것뿐만 아니라 높은 이용료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골프장의 특성 중 하나는 호 텔 객실이나 항공기 좌석과 같이, 오늘 판매하지 못한 해당 객실이나 좌석을 내일 판매 할 수 없는, 즉 재고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골프장 운영자들은 오늘의 골프 장 홀을 가격 조정을 통해 효과적으로 판매하고 매출을 극대화하는 것도 고려해 보아 야 한다. 즉, 현재처럼 수요가 감소세를 보이는 시기에는, 골프산업에도 동적인 가격 조 정과 같은 수익경영시스템(Revenue Management System)을 도입해서 수요를 창 출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국내 골프장은 주말과 주중 요금을 달리 책정하고 있지만, 더욱 정밀한 가격 전략을 사용하는 해외 골프장과는 여전히 차이가 있다. 즉, 주말 여부 외에도 골프 시간 대, 계절, 날씨, 연령대와 같은 요소들을 가격에 반영하여 골프 매출을 극대화하는 전략 을 고려할 수 있다. 실제로 상당수의 미국 골프장에서는 이러한 변수들을 고려하여 세 분화된 요금을 책정하고 있다.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주말에는 가장 높은 요금을 적용하고, 반면에 수요가 적을 것으로 판단되는 평일의 슈퍼 트와일라이트 시간대, 즉 일몰시간 근처에는 가장 낮은 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일몰시간대에는 지불용의가 낮은 소비자들도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공급자의 입장에서도 판매되지 않고 소멸될 시간대의 홀을 추가로 판매함으로써 매출을 늘릴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위에서 분석한대로, 2023년 국내 골프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의 호황 국면에서 벗어나, 다른 변화 요인이 없다면 올 상반기에 나타난 감소세가 지속될 것 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감소세를 완화하거나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골프장은 가격 인하 정책과 특별 프로모션을 포함한 혜택 등을 통해 기존 고객뿐 아니라 이탈한 고객 도 다시 모을 수 있는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겠다. 과거 일본의 경우 골프시장 호황기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우후죽순 생겨난 골프장들이 현재 고전을 면 치 못하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골프 자체는 대중스포츠처럼 여겨지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단기적으로 팬데믹기간 동안의 호황처럼 시장이 유지될 지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본 내용 인용시 “최유경(2023), 코로나19, 골프산업의 부상, 그리고 엔데믹 이후의 전망, Yanolja Research Insights, Vol. 5.”로 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