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인사이트

Vol.11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 전략

Issue1.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극복, 지역권역중심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에 답이 있다

장수청 미국 퍼듀대 호텔관광대학 교수/ 야놀자리서치 원장  [email protected]

 

 

대한민국의 합계 출산율이 사상 최저인 0.7대를 기록했다는 최근 발표는 국가의 장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상황을 반영한다. 이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선 국가적 위기의 신호로 해석된다. 통계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24년 합계 출산율은 심지어 0.6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추세는 2021년부터 시작된 인구 감소를 가속화시키며, 국가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출산율 통계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현재 우리 사회에서 경험하는 인구 감소 현상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1960년대에는 매년 백만 명 이상의 신생아가 태어났지만, 이제는 신생아 수가 25만 명을 밑돌고 있다. 60년대와 70년대에는 초등학교 한 반의 학생 수가 60-70명에 달했고, 이부제 수업까지 진행되었으나, 이제는 약 20명 또는 그 이하로 줄어들었으며, 폐교되는 학교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자연스럽게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연쇄적 폐교를 초래하고 있으며, 대학 입학 자원도 15년 내에 현재 재학생 수의 절반인 약 100만 명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따라 우리 사회에서 배출되는 인력의 수도 그만큼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로스 다우서트는 한국의 합계출산율 하락을 '흑사병 창궐' 이후 중세 유럽의 인구 감소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비유했다. 이는 한국이 선진국들이 겪고 있는 인구 감소 문제 중에서도 특히 두드러진 사례로 주목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더욱 답답한 점은 앞으로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예측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의 하락으로 2050년대에는 경제 성장률이 0% 이하로 떨어지고, 2070년대에는 총인구가 4천만 명을 밑돌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았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저출산 대책으로, 정부는 육아휴직 급여 상향 조정, 아빠 출산휴가의 의무화, 자녀 돌봄휴가 등 다양한 신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도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보다 혁신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을 개발할 필요가 있음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현재 진행 중인 인구 감소가 당분간 피할 수 없는 상황임을 인식하고, 출산율 하락을 막는 데에만 전력을 다할 것이 아니라, ‘생활 인구’를 늘림으로써 현재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지방 소멸을 완화시키고 나아가 경제에 미치는 지속적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분명히 출산율의 하락은 한 국가의 고령화, 인구 감소, 지방 소멸을 동반한다. 출산율 하락은 경제적 관점에서 해석하면, 노동 가능 인구의 감소와 경제 활력의 감소를 의미하며, 이는 자연스럽게 소비 시장의 축소로 이어진다. 따라서 현재 한국이 경험하고 있는 불경기는 대외적인 원인도 있겠지만, 인구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이다. 그동안 저출산 대책을 위해 정부는 큰 규모의 재정을 지속적으로 투입해왔다. 그러나 오히려 최근 5년간 출산율은 더욱 급격히 떨어졌다. 지금은 경제 규모의 급격한 하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인구 감소를 막을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할 절대적인 시기이다.


단기간에 출산율을 높이기 어렵다면, '경제 인구'를 직접 늘리는 방법을 비상 수단으로 고려할 수 있다. 현재 외국 관광객 한 명이 한국에 체류하는 기간은 평균 약 일주일이며, 이 기간 동안 평균 약 170만 원을 소비한다. 이는 국민 1인당 연간 소비액의 약 9퍼센트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외국 관광객 1명의 증가는 0.09명의 소비 인구 증가 효과를 가져온다고 볼 수 있다. 관광 산업을 국가 기간 산업으로 육성하여 일년에 3,000만 명 또는 5,000만 명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한다면, 소비 인구는 약 270만 또는 450만 명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관광 서비스의 고급화를 통해 더 큰 지출을 유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럭셔리 숙박 시설과 프리미엄 쇼핑 옵션, 특별한 문화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관광객들로 하여금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도록 유도하며, 이는 더 증가된 ‘경제 인구’로 국내 경제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게 한다. 관광 선진국인 스페인의 사례를 살펴보면, 이러한 효과를 명확하게 볼 수 있다. 스페인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연간 8천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며, 이는 자체 인구의 약 20퍼센트에 달하는 ‘소비 인구’ 증가 효과를 기록하고 있다. 즉, 스페인은 자국 인구 증가 없이 해외 관광객을 통해 약 20퍼센트의 인구가 늘어나는 경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현재 관광 인프라를 고려하면, 앞서 언급한 3,000만 명은 물론이고 지난해말 정부에서 발표한 2024년 2,000만 명의 유치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한국은 서울 지역에 해외 관광객이 집중되어 있는 문제가 심각하여, 부분적으로 오버투어리즘이 지적된다. 외국 관광객의 80퍼센트 이상이 서울로 들어와 서울 지역에 머물다 돌아간다. 지방은 공항이 있어도 직항 부족으로 접근성에 문제가 있다. 반면 일본은 정부의 관광산업 전략적 육성을 토대로 도쿄,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홋카이도 등 다양한 지역에 직항편으로 도착할 수 있게 되었다. 해외 관광객들은 해당 지역의 특색 있는 관광지를 경험하고, 다음 번에는 다른 지역을 찾아 일본을 재방문한다. 일본과 비교하면, 서울 지역 위주인 한국은 한 번 방문하면 다시 찾을 동기가 약해져, 자연히 재방문율도 일본처럼 높지 않다. 결과적으로 2013년까지는 비슷한 규모의 해외 관광객 유치를 해왔으나,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기준으로 해외 관광객 유치 규모는 한국이 1,750만 명인 반면 일본은 우리의 두 배에 근접하는 3,188만 명을 기록하였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이 ‘소비 인구’를 크게 증가시킬 정도의 관광 대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정책이 필요할까? 여기서는 정부의 정책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몇 가지 안을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 서울과 수도권에 지나치게 밀집되어 있는 인프라에서 국가 전체를 아우르는 항공 교통 정책을 포함한 포괄적인 관광 전략이 필수적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지방 자치단체별로 분산되어 있는 지역 관광 개발을 권역 통합형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다시 말해, 국제 공항 중심의 권역별 통합 관광 거점으로 전국에 6대 권역, 서울/경기권, 부산/울산/경남권, 대구/경북권, 전라권, 강원권, 충청권으로 관광 거점을 조성하고, 서울/경기권 이외의 지역 권역의 중심 공항에 해외 주요 도시와의 직항편을 점차 늘려가는 노력이 선행 되어야 한다. 또한 해외 관광객이 해당 지역에 도착했을 때 다양한 활동을 즐기고 경험할 수 있게 관광 자원을 권역별로 통합 운영할 필요가 있다. 즉, 각 권역 내에서 협력하여 로컬 교통 편의성을 증대시키고 통합형 관광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세계적인 관광 목적지로서의 브랜드를 개발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또한 통합형 시스템을 주관하고 운영하는 주체로 현재 지역의 DMO (Destination Marketing Organization)를 통합 관장하는 권한을 갖는 RMO (Regional Marketing Organization)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각 권역 내의 우수한 관광 자원과 지역 특색, 역사 문화 유산을 연계한 차별화된 고부가 관광 컨텐츠를 이용해 명소를 개발하고 명소 간 연결에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부산은 해양 문화와 도시 풍경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도시지만, 부산만으로는 일주일 간의 해외 방문지로서의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부산과 인접한 울산, 경주 등을 포함한 권역을 통합 운영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통합은 지역별 관광 명소를 연결하고,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지역 중심의 새로운 컨텐츠와 상품의 개발 및 운영을 위해서는 ‘지역 전문 여행사’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해외 여행자들이 권역별 관광지의 접근성을 강화하고 서비스의 품질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다시말해, 권역 내 육상 교통 시스템을 해외 관광객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외국어 안내 시스템의 확충, 관광 안내소의 활성화, 다국어 지원 앱의 개발 등은 관광객들의 편의를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관광객들이 한 지역에 머물면서 주변 지역까지 쉽게 탐험할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하고, 결과적으로 해당 권역의 관광 매력도를 높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이 관광 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의 협력 아래 통합형 관광 개발 전략이 필요하며, 그러한 전략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보다 강력한 컨트롤 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 형태가 그동안 관광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관광청’이든 ‘국
가관광협력위원회 (가칭)’ 같은 새로운 조직이든 간에, 일본과 같이 최고 통수권자가 그 운영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국가적 전략 산업을 창출해서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문제에 대처한다는 각오로 임할 필요가 있다.
 

물론, ‘소비 인구’를 늘리는 새로운 경제 엔진으로 관광 산업을 육성하려면 최고 통수권자의 관심에 더해 정부의 많은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관광 산업은 교통, 숙박, 식음료, 오락 및 기념품 구매 등 다양한 세부 산업이 연합된 형태로 인해 국가 GDP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우리 정부도 UNWTO 등 국제 기구에서 권고하는 ‘관광 위성 계정’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는 정확한 측정 체계가 완성되어 있지 않고, 사업의 진행 동력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선뜻 전략적인 큰 투자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투자를 위해서는 투자의 결과를 측정할 수 있는 체계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출산율 하락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시대에, 인바운드 관광은 ‘소비 인구’의 증가를 이끌 수 있고, 해외 관광객이 전국을 누비면 지역 소멸도 늦출 수 있는 일거양득의 처방이 될 수 있다. 물론, 청년 고용을 늘리는 고용 부문의 효자 역할은 덤이다. 다행히 K-Pop과 K-드라마 등 한류의 힘으로 한국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지금이 바로 관광 산업을 반도체 산업과 같은 국가 기간 산업으로 육성하여 대한민국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의 새로운 엔진으로 활용할 적기가 아닐까.
 

*본 내용 인용시 "장수청 (2024),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극복, 지역권역중심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에 답이 있다, Yanolja Research Insights, Vol. 11, 1-4."로 표기

 

 

Issue2. 인바운드관광 활성화를 위한 디지털혁신전략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 / 경희대 H&T애널리틱스센터장   [email protected]

 

인바운드관광 활성화는 서비스 무역수지 개선과 더불어 지역경제 발전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문화와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인바운드관광 활성화는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의 경우 2014년까지만 해도 인바운드관광객수(외래관광객)가 1,341만명으로 대한민국과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불과 5년이 지난 2019년에는 일본이 3,188만명, 한국은 1,750만명으로 1.8배 이상의 차이가 났다. 아마도 이는 관광산업을 바라보는 국가적 시각의 차이에 따른 정책적 노력에 기인한다. 이러한 일본의 성공은 우리에게 희망의 전조일 수 있다. 정부를 비롯한 관광산업의 주체들이 관광을 새로운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육성한다면 우리도 단기간에 일본과 같은 관광대국으로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바운드관광 활성화를 위해 우리는 어떠한 노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 그 해답은 디지털전환을 포함한 디지털혁신을 실천하는 것이다.

 

 

관광산업에서의 디지털혁신은 4차산업혁명의 핵심 디지털기술들을 관광산업에 적용하여 관광의 혁신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인데, 이미 관광산업의 여러 분야에 디지털 혁신을 통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관광에서의 디지털 혁신은 그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본고는 인바운드관광 활성화를 중심으로 디지털혁신을 논의하고자 한다. 인바운드관광 활성화를 위한 디지털 혁신전략은 크게 인바운드관광 채널전략 수립, 디지털혁신을 통한 관광서비스인프라 개선, 관광사업자의 디지털역량 강화, 그리고 디지털혁신을 위한 데이터-정보체계 구축으로 구분된다. 아래 그림은 이러한 4개의 핵심전략을 도식화한 것이다.

 

 

인바운드관광 활성화를 위한 효과적인 채널 전략 마련
인바운드관광 활성화를 위한 채널전략은 관광상품 및 서비스의 유통과 관련이 있다. 실제로 효과적인 채널링은 외래관광객이 한국을 선택하고 여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예약-구매-소비 등의 행위를 좀 더 효율적으로 바꾸고, 관광객이 더 많은 지출을 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한국의 관광상품/서비스, 관광정보 등을 외래관광객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인바운드관광 활성화를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민간 주도의 관광상품/서비스 및 정보 제공을 위한 통합적 기능을 가진 플랫폼을 개발하고 운용하는 것인데, 이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형태의 플랫폼을 외래관광객의 입국지점(gateway)이나 현지에서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앱에서는 외래관광객의 한국여행에 필요한 교통, 통신, 숙박, 음식, 공연, 레저 그리고 결제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예약-구매-소비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다. 인바운드관광을 위한 통합기능 앱을 외래관광객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설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앱에서 제공하는 킬러서비스가 필요한데, 이는 교통, 결제, K-콘텐츠 관련 공연, 서비스 쿠폰 등이 될 수 있다. 통합기능 앱이 필요한 이유는 외래관광객이 한국을 여행하는데 있어서 여전히 불편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통합기능 앱과 더불어 민간의 다양한 주체가 외래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기반의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인바운드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플랫폼 기반의 넷플릭스형 채널확보전략이 필요하다. 오징어게임이 우리나라에서 만든 콘텐츠이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로 확산되었듯이 국내 관광컨텐츠와 글로벌플랫폼이 연결되는 채널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국내여행사 또는 로컬플랫폼을 활용하여 국내의 관광상품과 서비스가 글로벌 E-commerce, 메신저, OTA 등과 같은 글로벌플랫폼에 소개-예약-판매되는 채널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외국인이 한국관광에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 형태의 채널을 확보하는 것은 인바운드관광을 활성화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과제이다.

 

이러한 채널로서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 중의 하나로 Chat GPT를 들 수 있다. 현재는 챗봇형태의 문답형 솔루션 기능을 하고 있지만 향후 생성형 인공지능의 기술 발전에 따라 소비자들이 관광을 계획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Chat GPT가 관광 공급자들과 연결이 된다면, 즉 관광객의 질문에 방문해야 할 레스토랑, 호텔, 공연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과 같이 직접적으로 공급자와의 연결을 유도하는 채널로서의 기능을 한다면, 기존 OTA플랫폼과 경쟁하는 새로운 형태의 양면시장 지향형 플랫폼이 될 수 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은 많은 데이터를 통해 일반적인 답을 뛰어 넘어 여행의 초개인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11월, OpenAI가 개발자 행사에서 Chat GPT의 새로운 기능의 사례로 ‘관광경험 설계’를 최우선적으로 제시한 것은 기존의 관광비즈니스의 생태계가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올 것을 암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디지털혁신을 통한 관광서비스인프라 개선
관광서비스인프라 개선은 관광서비스의 디지털 혁신과 맞닿아 있다. 이 역시 디지털화된 플랫폼과 솔루션의 역할과 관련이 있는데, 그 이유는 과거의 전통적인 오프라인 관광기업이 디지털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관광객은 여행단계별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원하고 있는데,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플랫폼과 솔루션의 효과적인 활용이 필수적이다. 특히 국경이 없는 관광산업은 관광동기-예약-준비-교통-숙박-음식-체험-관광후기 등 여행의 과정에서 글로벌플랫폼의 지배력이 커지면서 로컬플랫폼과의 경쟁이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경쟁체계에서 로컬플랫폼과 관광 사업자의 역량을 키우는 것은 인바운드관광의 양과 질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우리나라는 초고속인터넷보급률을 포함하여 ICT인프라가 전세계 1위일 정도로 디지털 기술 수준이 높다.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디지털 경쟁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안내서비스, 길찾기 등에 대한 인바운드관광객의 만족도가 낮은 것은 반드시 개선해야 될 사항이다. 또한 최근까지도 고속버스 예매시 외래관광객이 국내 휴대전화번호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예약 자체가 되지 않는 등 여전히 결제과정의 어려움이 존재하였다. 관광서비스인프라 개선은 결국 관광의 편리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 아래 민간의 역할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내외 플랫폼의 역할 증대를 통해 여행 과정 전반의 서비스품질을 높이는 것은 인바운드관광 활성화와 만족도 제고를 위해 필수적이다. 관광객의 여행 행태는 점점 다양화되고 있다. 디지털 혁신만이 그들의 여정에서 불편한 점을 빠르게 개선하여 관광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관광사업자의 디지털역량 강화
인바운드관광 활성화와 관련된 또 하나의 숙제는 관광사업자의 디지털역량 문제이다. 인바운드관광객의 90% 이상은 디지털 도구를 통해 여행을 한다. 관광소비자인 인바운드 관광객의 디지털역량에 비해 관광공급자인 여행사, 숙박업체, 식당 등의 디지털역량은 그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대한 예로, 관광사업자의 ICT활용지수 값은 전체산업 평균에 비해 22%나 낮은 수준이다. 이렇게 디지털 역량이 낮은 이유는 국내 관광관련 업체의 대부분이 영세한 중소사업자로 구성돼 있어 자금 및 인력의 한계로 디지털 혁신을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관광기업 중 매출이 10억 미만인 사업자비율은 86%이고 종사자가 10명 미만인 사업자비율은 83%인데, 이는 타산업에 비해 매우 영세한 실정이다. 영세한 관광사업자의 디지털혁신을 실현하는 것은 인바운드관광 활성화를 위한 필수조건인 것임이 자명하다. 한편 자영업의 공급과잉문제로 인한 영세관광사업자들 간의 경쟁이 가져온 과소 매출의 문제도 심각하다. 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바운드관광객수를 늘림과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관광사업자의 디지털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그렇다면 디지털혁신으로 인한 관광사업자의 변화를 어􀀀게 도모할 것인가? 이는 고객접점, 관광상품/서비스, 경영/운영기술, 사업모델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고객접점과 관련해서는 관광객의 상품 및 서비스 구매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전함을 인식하고 온라인을 통한 매출을 증대시켜야 한다. 관광상품 유통채널 중 온라인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에 72%까지 늘어날 전망이고, 그 이후도 이러한 증가추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관광상품/서비스 역시 초개인화되어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데이터에 기반한 상품/서비스 개발이 필수적이다. 경영과 운영에 있어서도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등의 활용과 동시에 다양한 Xaas프로그램의 활용 등 각자의 사업목적에 맞게 지속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관광사업자는 디지털 기반의 사업모델을 수립하고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 생존의 필수적 요소임을 명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Chat GPT의 등장은 관광스케쥴링 서비스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으며, 디지털통역기와 디지털관광안내프로그램은 관광가이드의 역할을 무력화시켰다. 관광사업자 자신의 디지 털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자신을 보호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원천인 것이다.

 

 

디지털혁신을 위한 데이터-정보체계 구축
인바운드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관광 이해관계자에게 데이터와 정보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의 기본적인 관광통계는 잘 구축되어 있다. 그러나 추가적으로 민간의 정형, 비정형 데이터를 개인단위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체계가 자리잡아야 진짜 ‘데이터 기반의 혁신’이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2016년 3월 NTT도코모와 협력해 외래관광객의 위치정보를 추적 관찰하고 있으며, 관광객의 관광지 간 이동경로 역시 수시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많은 데이터가 플랫폼 RESAS(The Regional Economy and Society Analyzing System)를 통해 수시로 공개되어 관광사업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싱가포르 역시 민관 협력 데이터 플랫폼 STAN(Singapore Tourism Analytics Network)을 통해 관광정보 및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플랫폼기업인 그랩, 텐센트, 익스피디아 등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민간의 교통, 소셜미디어, OTA 데이터를 통합한 데이터허브를 구축하여 상품개발과 프로모션에 활용하고 있다. 국내 정부의 데이터 구축 수준은 다른 비교 국가들에 비해서도 훌륭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인바운드관광 이해관계자들의 의사결정을 위해서 관광과 관련된 플랫폼 기업, 솔루션 기업 등의 정형, 비정형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보화하는 것은 초기 단계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판단된다.
 

한편, 인바운드관광 관련 정보는 사업자특성정보, 판매정보와 같은 공급사이드의 정보와 고객수, 고객유형, 고객행동 정보와 같은 수요사이드의 정보 그리고 산업트렌드, 산업특성과 같은 시장정보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정보의 전달주체 즉, 정부, 지자체, DMO 그리고 민간의 플랫폼기업 등을 통해서 효율적으로 관광사업자나 소비자에게 전달될 필요가 있다. 플랫폼기업들은 관광소비자와 관광공급자와의 양면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통해 정보를 생성하고 정보를 유통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관광산업 정보화의 방법이다. 특히 인바운드관광에 대한 정보는 외래관광객에 대한 정보이기 때문에 이를 수집하는 것은 국내관광객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보다 용이하지 않다. 결국 인바운드관광에 대한 정보를 정부가 스스로 수집하고 제공할 수 없기에 글로벌 사업자를 포함한 다양한 관광사업자의 데이터를 취합하여 정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래 관광객의 프로파일과 더불어 관광상품/서비스의 예약과 구매, 방문관광지, 이동경로, 체류기간, 결제수단, 구매채널, 구매액, 만족도 등과 같은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통합하여 국적별, 연령별, 성별, 방문목적별로 파악하는 것은 우선시돼야 하는 정보화 과제이다. 단순히 외래관광객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이들 정보를 확보하는 것은 정보의 신뢰성과 타당성 그리고 활용성에 한계를 지니기 때문이다.

 

 

인바운드관광 활성화를 위한 디지털 혁신의 키워드 : 정보-기술-연결

 

 

인바운드관광 활성화를 위한 디지털 혁신은 결국 인바운드관광수입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인바운드관광수입은 인바운드관광객수에 1인당 지출금액을 곱한 값이다. 디지털 혁신은 인바운드관광객수를 늘리는 수단임과 동시에 인바운드관광객의 지출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디지털 혁신은 외래관광객의 한국관광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증대시키며, 아울러 관광의 편리성을 높인다. 결국 인바운드관광객수와 1인당 지출을 늘리는 데 모두 기여하는 것이 디지털 혁신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혁신의 주요 키워드는 정보, 기술, 연결이다. 인바운드관광 활성화를 위한 정보의 제공과 기술의 적용 그리고 기술과 기술 간, 정보와 기술 간, 사업자와 사업자 간, 사업자와 소비자 간, 소비자와 소비자 간의 연결을 효과적인 증대시키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지속적인 과제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편입되었지만, 저성장기에 접어들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수출과 제조업의 성장이 한계에 달해 마땅한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을 찾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비스산업 중에서도 관광이 유일하게 남은 성장동력산업이다. 또한 관광은 지방경제의 활성화와 자영업의 수익성 개선 등 한국경제의 고질적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돌파구이기도 하다. 인바운드관광은 그 자체로 훌륭한 수출상품이다. 커다란 국제적 사건이나 천재지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향후 수년간 인바운드관광객수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물들어 올 때 노를 저어라’는 속담이 있듯이 우리는 디지털 혁신을 통해 신속하게 인바운드관광의 활성화는 이루어내야 한다.

 

*본 내용 인용시 "최규완 (2024), 인바운드관광 활성화를 위한 디지털혁신전략, Yanolja Research Insights, Vol. 11, 5-10."로 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