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만(일본 테이쿄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 [email protected])
최유경(야놀자리서치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최규완(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 경희대 H&T애널리틱스센터장 / [email protected])
장수청(미국 퍼듀대 호텔관광대학 교수, 야놀자리서치 원장 / [email protected])
최근 전통적인 명소 방문을 넘어, 숨겨진 보석과 같은 장소를 찾으며 그 지역의 독특한 문화를 경험하고자 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한국의 관광 산업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2019년 외래관광객조사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중 약 76%가 서울을 방문했으며, 그 다음으로 많이 방문한 경기는약 15%, 부산은 약 14%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에 대한 극심한 쏠림 현상은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고 있으며, 여전히 효과적인 대책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관광 활성화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역관광은 단순히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을 넘어, 지역 경제에 직접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관광객의 지역 방문은 지역 내 소비 증가와 다양한 산업 분야에 수익 창출, 지역 내 고용 창출 및 종사자들의 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즉, 지역관광은 지역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며, 장기적으로 지방 소멸과 같은 사회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와 비슷한 문제를 과거에 겪고 있었음에도 ‘지역관광 활성화’ 전략을 통해 편중 현상을 상당히 해소한 바 있다. 일본도 과거 도쿄로의 집중 현상이 심했으나, 수많은 노력을 통해 지역관광 분산에 성공했다. 2019년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한 지역들의 분포는 비교적 고른 편이다. 방일 외국인 관광객 중 47%가 도쿄, 38% 오사카, 35% 교토, 28%가 가나가와를 방문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관광자원 활용과 현지 커뮤니티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관광을 활성화한 DMO (Destination
Management/Marketing Organization)의 역할이 있었다.
일본 DMO의 추진 배경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지역관광 활성화 정책을 전개해왔다. 2014년, 일본 정부는 인구 감소 및 수도 도쿄로의 인구 집중 현상 등으로 인한 지방 소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 창생’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역관광은 지방 소생의 핵심 해법 중 하나로 여겨졌으며, 관광객을 유치하여 교류 인구를 확대하고 지역을 활성화하는 원동력으로 인식되었다.
방일 외국인 관광객의 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에는 관광객 수가 3,188만 명에 달하며, 이들의 여행 소비액은 4조 8,135억 엔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지역관광 콘텐츠 개발의 중요성이 날로 커져 왔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지역관광 활성화를 추진함에 있어 몇몇 현실적인 제약이 존재했다. 예컨대, 일본의 관광진흥은 주로 숙박업, 음식업 등 일반적으로 ‘관광 관련 사업자’로 불리는 이해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문화, 스포츠, 농림어업, 상공업 등의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 및 지역 주민들의 충분한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더욱이, 방문 관광객에 대한 데이터 수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어떤 사람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해당 지역을 찾는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마지막으로,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필수적인 효과적인 브랜드 홍보와 같은 민간 차원의 마케팅 기법 도입도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역관광을 선도할 DMO의 역할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DMO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여 지역관광지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기관으로서, 관광지의 효율적 관리 및 발전 전략 수립과 실행을 담당한다. 이 기관은 또한 지역 주민들의 자부심과 애착을 높이는 노력을 통해 관광객의 방문을 유도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며, 주민들의 외부 이주를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즉, DMO는 주민들에게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지역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며, 이를 통해 관광객들의 지역 내 정착을 촉진하는 핵심 조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조직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일본 정부는 2015년 11월부터 ‘DMO 등록제도’를 시행해오고 있다. 이 제도의 등록을 담당하는 관광청 장관을 중심으로, 국토교통성, 내각 관방, 총무성, 금융청, 문무과학성, 후생노동성, 농림수산성, 경제산업성, 환경성 등으로 구성된 관광지역 만들기 법인을 중심으로 한 관광지역 만들기에 대한 관계부처 연계 지원팀을 통해 DMO에 대한 지원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 DMO의 역할
일본 DMO의 역할은 크게 (1) 지역관광 전략 수립, (2) 지역관광 프로모션 실시, (3) 지역관광 이해관계자 간 협력 관계 구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역관광 전략 수립
DMO는 효율적인 지역관광 개발을 도모하기 위해 지역관광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한다. 특히, 관광객의 니즈가 다양화되고 복잡화됨에 따라, 단순한 경험적 접근을 넘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전략 수립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일본 내외의 관광 시장 동향, 관광객의 여행 행태를 분석하여, 그 결과를 바탕으로 관광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 DMO의 주요 임무로 떠올랐다.
따라서 일본 DMO는 각종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있으며,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을 설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연간 총 숙박객 수, 여행 소비액, 방문객 만족도, 재방문율, 웹사이트 페이지뷰, 주민 만족도 6개의 항목은 반드시 수집해야 하는 항목으로 DMO 등록 요건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로 설정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DMO는 PDCA 사이클(PDCA cycle, Plan-Do-Check-Act)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관광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을 넘어서, 실제 실행된 프로젝트의 성과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분석된 결과를 기반으로 향후 전략을 조정하거나 개선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이 과정은 관광지역만들기 사업의 지속적 개선을 가능하게 하며,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목표에 달성할 수 있게 한다. 또한, PDCA 사이클은 전략의 일관성을 보장하고, 지역관광 이해관계자 간 커뮤니케이션을 용이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DMO는 PDCA 사이클을 통해 지역 관광 전략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하고,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전략 방향을 조정한다. 이는 모든 관계자가 공통된 목표를 향해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며, 전략 실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떠한 불일치나 문제도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지역관광 프로모션 실시
지역의 매력을 국내외로 발신하는 것 역시 DMO의 중요한 역할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정보 발신과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세분화한 뒤, 타겟별로 홍보 내용과 전달 방식을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니세코마치에서는 대상 국가를 세분화하여, 해당 국가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외국인 직원을 채용함으로써 방송, 팜플렛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타양한 언어로 지역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에 체류하는 동안 필요한 각종 정보(프로그램, 콘텐츠, 숙박, 음식, 교통 등)를 통합해 방문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정확한 안내와 상담을 제공할 수 있는 원스톱 창구를 구축하기도 한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은 주로 인터넷을 통해 예약을 하기 때문에 인바운드 관광에 중점을 둔 지역에서는 숙박 및 체험 프로그램 등의 예약과 결제를 지원하는 기능을 함께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관광객이 지역에 도착한 후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관광객이 지역에 도착하기 전 정보를 제공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 탐색이 보편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관광지에서는 여전히 관광안내소에 대한 수요가 큰 편이다. 이에 따라 DMO는 지방자치단체 및 여러 이해관계자와 협력하여 관광 안내소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관광 이해관계자 간 협력 관계 구축
DMO는 해당 지역의 마케팅과 관리를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전략적으로 관광 지역을 조성하고 광역적 연계를 주도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이를 위해 지역관광 관련 이해관계자들과 협력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대표적으로는 지방 정부와 관계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거리 경관 정비, 환경 보호, 교통 정책 등 민간 부문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공공 인프라 정비와 같은 공공의 역할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DMO는 준비 단계에서부터 사업 실행에 이르기까지 지방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이런 접근 방식은 DMO가 공적 위치에서 사업을 수행하며 지역 내에서 이해와 협조를 보다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역 주민과의 관계 또한 필수적이다. 지속 가능한 관광지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관광객이 지역에 오랫동안 머물며 지역 주민과의 교류를 극대화하는 체류형 관광의 개발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높은 수준의 환대가 관광객들에게 제공됐을 때 체류형 관광이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주민이 관광지역 만들기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며, 지역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바탕으로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DMO의 필요요건: 안정적인 운영자금의 확보
위에서 소개한 3가지의 DMO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DMO가 수행해야 할 기능이고 등록요건이다. 이에 더해 DMO가 지역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운영자금이 확보되어야 한다.
DMO은 지역 내의 수익 창출 능력을 강화하는 주체로서 직접 수익을 창출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 확보 방안은 다양하게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 내 또는 지역 간의 조사 및 조정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전체 지역에 이익을 창출할 목적으로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은 단기간 내 성과가 나타나기 어렵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DMO는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위해 보조금이나 지원책, 지방세 등의 설정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며, 민간 기업의 기부금이나 투자, 투자 사업의 실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방 자치 단체의 예산은 단년도 중심이기 때문에 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많은 관광지역만들기 법인들이 다양하고 안정적인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수혜자 부담 관점에서 특정 재원을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에 지역 상황에 맞게 특정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 및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익사업 측면에서는 지역의 특산물 판매를 비롯하여 기념품 판매나 인터넷을 통한 판매 사업을 검토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특산물의 품질 인증 제도 정비나 브랜드 마크 인증 수수료 등을 자주 재원으로 삼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으며, 이는 지역 특산물의 품질 향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체류형 프로그램이나 여행 상품의 기획 및 판매도 수익사업으로 고려할 수 있다.
지방세나 법정 외 세목을 통한 특정 재원 확보는 일본을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널리 도입 및 검토되고 있는 방안이다. 숙박세나 입욕세 등을 통해 관광지역 조성을 위한 안정적인 재원을 창출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지역 만들기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홋카이도 구시로시는 2015년부터 10년간 국제관광호텔정비법에 등록된 료칸과 호텔의 숙박객에 대하여 입욕세를 1인 1박당 150엔에서 250엔으로 인상하였다. 이 중 100엔을 기금에 적립하고, 기금은 등록 료칸과 호텔이 위치한 지역의 관광 진흥에 한정하여 활용되고 있다. 구시로시에 따르면, 연간 4800만 엔, 10년 간 5억 엔이 기금으로 적립될 예정이다.
일본 DMO 사례
사례1. 게로 온천 관광협회
게로 온천 관광협회는 일본 게로시에 위치하였으며, 게로 온천을 중심으로 한 지역관광의 활성화와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조직은 혁신적인 관광 전략을 통해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지속 가능한 관광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게로 온천 관광협회는 전통적인 관광 마케팅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최신 데이터 분석 기법과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이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방문객들의 행동 패턴, 선호도, 지역 내에서의 소비 경향 등을 정확하게 분석하여, 맞춤형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효과적인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관광객들이 게로 온천 지역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내도록 유도하며, 이를 통해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게로시는 입욕세 등 재원이 확보되어 있어 연간 2,700만 엔의 프로모션을 매년 실시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
• 캠페인·이벤트 참가 연간 약 40회 • 팸투어 연간 약 280건 • 웹사이트 방문자 분석 기반 디지털 프로모션 실시 |
뿐만 아니라, 게로 온천 관광협회는 지속 가능한 관광 개발을 위해 생태관광과 SDGs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관광 자원의 보전과 보호를 중요시하며, 동시에 지역 사회의 발전과 경제적 번영을 도모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게로 온천 관광협회는 디지털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이를 위한 마케터 인재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마케팅 기법을 활용하여 관광 진흥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내 다양한 사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게로 온천 지역의 관광 홍보뿐만 아니라, 관광객과의 소통 방식을 혁신하고, 관광 경험을 풍부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게로 온천 관광협회의 이러한 다각도의 노력은 게로 온천뿐만 아니라, 게로시 전체의 관광 산업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고 있다. 데이터 기반의 전략적 접근 방식, 지속 가능한 관광 개발, 그리고 디지털 전환을 통한 마케팅 혁신은 관광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며, 동시에 지역 경제에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져오는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사례2. 교토시 관광협회(DMO KYOTO)
공인재단법인 교토시 관광협회(DMO KYOTO)는 약 1,500개 회원사로 구성된 업계 단체로서, 지난 60여 년간 교토의 문화와 전통을 활용하여 관광객을 유치하고, 비수기 대책 개발, 관광 안내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DMO 등록을 계기로, 연수 및 세미나 개최, 데이터 분석 및 통계 발표를 통한 경영 지원 등의 활동으로 교토의 관광 정책 추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협회는 교토의 겨울과 여름 여행 캠페인을 비롯하여, 문화재 특별 공개를 중심으로 한 비수기 여행 상품을 개발하는 등 문화와 전통을 활용한 관광객 유치에 큰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와 함께, 안전한 관광 체험에 관한 정보 제공, 소규모 이벤트 주최자를 위한 사전 예약 시스템 제공, 그리고 지역 사업자가 생산한 기념품 판매를 통한 문화재 지킴이 활동 지원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관광지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교토시 관광협회는 해외 프로모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예를 들어, 공식 사이트 ‘Kyoto City Official Travel Guide’에서 문화와 전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정보를 발신하고 있다. 또한, ‘교토시 해외 정보 거점’을 활용한 해외 미디어 취재 기회 창출, 영상 자료 제공 및 상담회 참가 등 양방향 정보 유통을 촉진함으로써 교토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있다.
수용태세 환경 정비도 중요한 정책 중 하나이다. 교토시 인증 통역 가이드 제도 운영을 통해 양질의 가이드를 양성하고, 관광객의 체험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면세 상담 창구 개설, 다국어 콜센터 운영, 신용카드 이용 캠페인 개최 등을 통해 캐시리스 결제의 보급과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시장 보고서 및 대시보드를 제공하는 것도 교토시 관광협회의 중요한 활동 중 하나이다. 시내 주요 숙박시설과 협력하여 숙박객 수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교토 관광 시장의 동향을 신속하게 파악하며 사업자의 경영 판단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는 안심/안전한 관광 실현, 관광 관련 사업자의 교토 관광 행동 기준 보급, 관광산업의 매력 향상을 위한 인재 지원 활동 강화, 디지털 기술 및 데이터 활용을 통한 DX 추진 등이 교토시 관광협회의 우선 과제로 설정되어 있다. 이를 위한 시책으로는 ‘교토 관광 행동 기준’ 수립, ‘소중한 교토 프로젝트’를 수요 분산 대상 지역의 관광 매력을 알리는 활동, 시내 주요 관광지의 관광 쾌적도 예측 데이터 공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모든 노력은 시민 생활과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관광 진흥 방법을 개발하고, 교토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결론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서울에만 머무는 현상과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 소멸이라는 사회적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관광 활성화가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역관광을 일회성 이벤트나 단기적인 프로젝트로 보는 시각을 넘어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이 바로 DMO이다.
DMO는 지역 관광을 마케팅하고 경영하는 조직으로서, 다양한 지역관광 이해관계자 간의 합의 형성을 기반으로 한다. 2020년부터 한국은 지역 주도형 관광정책 추진 체계로의 변화에 따라 DMO를 도입하였다. 이는 지역 관광 주체들을 효과적으로 하나로 묶어주는 지역대표 조직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며, 중앙정부의 하향식 관광정책 추진 체계에서 벗어나 지역 주도형으로의 전환을 모색함에 따라 필요성이 커졌다.
일본에서는 DMO 등록제도를 통해 그 역할과 기능을 명확히 하고, 해당 조건을 만족하는 기관만을 DMO로 인정함으로써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를 통해 지역의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고 다양화하기 위한 전략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러나 한국형 DMO는 일본형 DMO와 비교했을 때, 여러 차원에서 미비한 점이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 ‘공모형 국고보조사업’을 통해 DMO를 육성하고 있으나, 이러한 방식은 단발적인 재정 지원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반면, 일본은 ‘DMO 등록 제도’를 채택함으로써 장기적인 육성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였다. 또한, 한국의 지역 차원에서의 관광 데이터 역량 부재는 중앙 정부 차원의 지역관광 통계의 신뢰도를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형 DMO는 일본형 DMO에 비해 성장과 역량의 면에서 여러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인 차원의 DMO 육성 정책은 지역관광의 핵심 주체로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게 만든다. 또한, 지자체 주도의 관광 데이터 집계와 분석 능력의 부족은 지역관광 정책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다. 일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DMO 등록제도와 같이 장기적인 육성 정책과 다양한 정부 부처 간의 연계 지원, 전문 인력 양성과 재정 자립성 확보 등은 한국형 DMO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