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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코리아=이숙영 기자] 여가 플랫폼 야놀자가 국내 최초 여행산업 전문 민간 연구센터인 ‘야놀자리서치’를 출범하고 한국을 관광대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기반을 쌓는다. 야놀자가 보유한 데이터에 대학 시설의 리서치 역량과 학술 네트워크를 결합해 ‘K-트래블’의 유행을 이끈다는 복안이다.
16일 오전 야놀자는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야놀자리서치 창립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배보찬 야놀자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한국 여행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했다”며 “여행업계 위기를 기회로 바꿔나갈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무거운 사회적 책임감이 들었다”며 창립 배경을 밝혔다.
배 대표는 “야놀자리서치는 야놀자가 국내 대표 여가 플랫폼으로서의 책임감을 바탕으로 국내 여행산업, 나아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오랜 기간 준비해온 프로젝트”라며 “야놀자리서치가 독립된 연구 기관으로서 ‘관광대국 대한민국’을 위한 공익 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야놀자리서치’ 통해 디지털 전환…한국 관광 대국 만든다
야놀자리서치는 야놀자의 자본을 기반으로 미국 퍼듀대학교, 한국 경희대학교가 협업한 민간 연구센터다. 민간 연구단체지만 한국을 관광대국으로 만드는 것에 초점을 뒀다. 특히 ’디지털 전환(DX)’을 기반으로 한 한국관광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목표다.
배 대표는 “한국에 좋은 여행 콘텐츠가 많음에도 이를 잘 모르고 활용도 못한 이유는 디지털화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기존에 쌓아왔던 데이터를 활용해 연구를 시작하며 보다 더 심도 있는 연구의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야놀자리서치의 초대 원장인 장수청 퍼듀대 교수도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거와 달리 “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찾는 것이 ‘스마트폰’”이라며 여행의 시작인 관광 코스 준비, 예약, 이동, 숙박, 외식, 관광 후기까지 모든 과정이 디지털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내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90% 이상으로 디지털화에 최적화된 시장이지만, 디지털 전환을 이룰 플랫폼은 해외에 비해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DX 플랫폼의 역할을 야놀자리서치가 해낸다는 계획이다.
야놀자리서치는 여행 과정 전반에 걸쳐 공급자와 소비자 관점의 연구를 진행하며 이를 기반으로 여행산업 지표를 개발하고 분기별 동향 리포트를 발행한다. 또 오픈 리서치 시스템을 통해 구조화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학계와 업계에서 활용 가능한 데이터의 접근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산업 트렌드를 제시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국내 여행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여행산업이 국내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육성한다는 포부다.
특히 K-콘텐츠와 여행의 연결을 통해 한국을 주목받는 여행지로 육성함과 동시에, 디지털 전환 트렌드를 분석해 국내 여행 기술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한다. 야놀자리서치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K-트래블 글로벌화’를 이루는 것이 최종 목표다.
배 대표는 “여행산업이야말로 한국 경제가 앞으로 나가야 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뉴노멀 시대 빠른 변화를 기회라고 보고 있다.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이므로 누구나 혁신적인 기술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놀자리서치는 한국 관광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여행산업 허브가 될 전망이다. 다만 연구 결과를 국제기구, 학계 등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만큼 국내에서 잘 활용하지 못한다면 해외 기업에만 좋은 일을 하게될 수도 있다.
장수청 원장은 “관광산업을 글로벌화 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DX가 필요하지만, 글로벌화가 없으면 DX가 오히려 역공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야놀자리서치가 구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거대 기업들이 쉽게 국내에 침투할 수 있는 만큼 국내 기업도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할 것이란 것이다.
야놀자리서치, 야놀자 글로벌화에 도움되나
여행 플랫폼이자 트레블 테크 기업인 야놀자는 이번 야놀자리서치를 통해 글로벌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숙박업소 예약앱으로 출발한 야놀자는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 거래액 4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대표 여행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야놀자는 최근 글로벌 여가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정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SaaS(Soft as a Service) 서비스 야놀자클라우드를 통해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로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또 미국 나스닥 상장을 염두에 두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요 사업인 여행과 관련이 적은 사업은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인수한 인터파크의 커머스 사업 부문의 매각을 현재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큐텐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배 대표는 이날 야놀자 상장에 대해 말을 아꼈다. 배 대표는 “상장은 적절한 시점이 되면 검토를 하게 될 것이고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정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야놀자리서치는 한국이 글로벌 여행 시장에 선제적으로 잘 대응하기 위한 것이 첫 번째 목적“이라며 “디지털 전환은 ’생존의 문제’다. 리서치 연구를 통해 야놀자가 어떤 이익을 보겠다는 것보다는 국제적인 정세를 보고, 관광사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언급했다.